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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인권]고립·배제에 마음도 몸도 병…고독사, 부산 평균의 18배

관리자 | 2023-10-16 | 조회수 : 121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4> 3년간 52명 쓸쓸히 생 마감

- 입주민 1만 명당 고독사 17건

- 부산 전체 0.98건에 비해 월등
- 최근 3년 극단적 선택도 23건

- 심리적 고립, 집 낡을수록 더해
- 재건축 등으로 커뮤니티 등 필요
- 도시정비·주택법에 관련법 전무
- 사회적 합의 더불어 입법 선행을


15일 부산 한 영구임대주택에서 만난 A(여·59) 씨는 국제신문 취재진을 보자마자 ‘알려지지 않은’, 혹은 ‘감춰진’ 죽음을 전했다.

“최근 ○층에서 사람이 뛰어내렸어요. 여기서는 간혹 있는 일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목숨을 던졌답니다. 얼마 전에는 ○층에서 사람이 숨졌는데, 너무 늦게 발견됐어요. 냄새가 많이 나기 전에는 아무도 몰랐나 봐요.”

A 씨는 복도 창문으로 1층 주차장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 살면 끔찍한 장면을 종종 목격합니다. 경찰차도 참 자주 와요.”

영구임대주택에는 ‘인연이 끊긴 채’ 살아가는,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사회적 약자가 많다. 부산 영구임대주택에서 발생하는 고독사가 무려 평균의 18배에 달한다. 사회의 부정적 시선, 고립과 낙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환경 변화를 미룰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집’이 ‘희망’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갈수록 느는 ‘고독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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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취재 결과 최근 몇 년간 부산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영구임대주택 11곳에서 매년 10건 이상 고독사가 확인됐다. 2020년 13건, 2021년 17건, 2022년 22건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도시공사 영구임대주택 입주자가 1만2405명이므로, 지난해 1만 명당 고독사는 17.73명으로 계산된다.

고독사 정의나 통계가 제각각이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21년 부산 1만 명당 고독사 발생 비율이 0.98명 수준이다. 이에 견주면 부산 영구임대주택에서의 고독사 발생 비율이 18.1배 더 높다. 최근 3년간 부산 영구임대주택에서는 ‘극단적 선택’으로 기록된 사망 사고도 23건이다.

이처럼 ‘어두운’ 주거 환경은 입주민의 재활 의지를 꺾는다. 부산 한 영구임대주택 주민 B(71) 씨는 “집 밖으로 쓰레기를 던지고, 침 뱉고, 술만 마시면 행패 부리는 입주민이 많다”며 “여기서 30년을 살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집도 사람도 병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영구임대주택 인근 복지관 관계자는 “원래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그런데 갈수록 높은 알코올 의존증 등 정신적 문제로 인한 사고나 폭행 사건 등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공간적 고립’과 ‘사회적 배제’가 원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복지포럼 공감 박민성 사무국장은 “고독사와 극단적 선택은 고립과 배제가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주거 환경이 나빠지고, 본인이 이를 개선할 능력과 의지가 부족해 스스로 비관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건축 등으로 주민이 운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영구임대주택 자체가 주는 심리적 고립감은 집이 낡으면서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인근에 복지관이 있지만, 집 안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주거 환경 개선과 함께 고립·배제 문제를 해소할 ‘돌봄’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및 사진출처 아래링크)

https://n.news.naver.com/article/658/000005529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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