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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세이] 부산이 살아남는 길

관리자 | 2022-11-01 | 조회수 : 83

<부산이 살아남는 길>

 

인절미단 이대희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부산에서 나왔다.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사회에 돌아와서 처음했던 고민은 부산을 떠나야할까?.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이 영향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면서 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도시들이 쇠퇴하고 있다. 서울에서 제주를 제외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부울경에서 가장 거대한 광역시라고 하지만 허울만 좋을 뿐이다. 10년전만 해도 2의 도시라는 위상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쳤던 도시지만 이제는 그 단어조차 들어본지가 오래되어 생경하다. 도시의 위상을 운운하기에는 도시는 활력과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위상이 아니라 생존을 고민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것이 부울경 메가시티론인데 쉽게 말해 부울경을 수도권처럼 거대한 도시권역으로 묶어서 생존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몇 번의 선거를 거치고, 대통령과 시도지사들이 바뀌면서 흐지부지 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입버릇처럼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 공공기관 이전을 목놓아 외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지역의 산업기반이 될 수 없을 뿐더러 공공기관에 취직할 수 있는 일부 대졸 청년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모든 공공기관을 다 부산에 들이붓는다고해도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 실제로 그렇게 되지도 않겠지만.

 

요즘 부산의 소식을 듣고있으면 남유럽의 그리스가 떠오른다. 그리스는 신화와 역사의 나라, 낭만의 섬이 가득한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그리스의 산업기반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스는 영국,프랑스,독일과 같은 유럽의 강대국 국가의 휴양객을 유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관광산업이 주가 되어있다. 코로나 시국으로 여행이 전면중지되자 그리스의 경제는 더 엉망이 되었다. 생산해서 살아가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더 거대한 국가들에게 수탈당하는 식으로만 살아갈 수 있다.

 

부산의 모습은 그리스와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 산업 기반은 무너져서 영세한 중소기업이거나 소비중심의 유통 대기업들 뿐이다. 휴가철에 불타는 바다와 넘쳐나는 인파로 일면 화려해보이지만 속 빈 강정이다. 수도권에서 사람들이 몰려내려오지 않으면 부산의 상권은 무너지고, 부동산 가격도 함께 떨어지기 일수다.

 

대단한 학자가 아니라서 부산, 혹은 지역이라 불리는 도시들의 소멸을 막거나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서울에 있던 것을 행정력으로 지역에 뿌리박는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본 에세이는 인절미단의 활동으로 부산광역시 인권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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