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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인권도서 추천] 지금없는 이야기 - 최규석

관리자 | 2023-11-30 | 조회수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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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가난하고 불행한 소년은 천사가 시키는 대로 자기를 괴롭히는 모든 것을 ‘참고 용서하며’ 평생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았는데도 결국 여전히 가난하고 불행한 채 혼자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불행한 소년」)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자신이 평생 속았음을 깨달아봤자 아무 소용없다. 소년이 분노와 절망을 느낄 때마다 속삭이는 천사의 말, “네가 먼저 참고 용서하렴. 그럼 언젠가 그 아이들도 자기 잘못을 뉘우칠 거야.” “힘을 내세요. 그 사람들도 제각각 괴로움이 있답니다.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에요. 그래도 당신에겐 제가 있잖아요.” 같은 허울뿐인 값싼 위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차고 넘친다. 그런 사회통념 때문에 불평등한 삶의 조건은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되고 만다.


가위바위보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마을에서 손을 다쳐 매번 질 수밖에 없는 사람의 부당한 현실(「가위바위보」)은 오늘날 과연 ‘법’이라는 것이 약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며, 저절로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숲의 질서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숲」)은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경쟁에 끼어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을 풍자한다. 이밖에도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사회 현실을 다양한 알레고리로 풀어낸다.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인격화해 그들의 행동을 통해 풍자와 교훈을 전하는 것이 우화인 만큼 최규석의 우화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거인」「괴물」「늑대와 염소」「까마귀」「냄비 속의 개구리」등 제목부터 굉장히 우화스럽다. 하지만 그가 함축과 은유로 풀어내는 메시지는 기존 우화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오르지 못할 나무를 찍는 열 번의 도끼질 같은 이야기

불평불만 하지 말고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말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 세상. 모든 책임을 당연하다는 듯이 개인에게 전가하는 기존의 프레임에 도전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롭고 다양한 틀을 만화가 최규석이 자신만의 우화로 들려준다.

“이 이야기들 중 몇 개만이라도 살아남아 다른 많은 우화들처럼 작자 미상의 이야기로 세상에 떠돌다 적절한 상황에 적절하게 쓰이기를, 그리하여 오르지 못할 나무를 찍는 열 번의 도끼질 같은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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