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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콘텐츠 추천] 『울지마, 톤즈』, 구수환

관리자 | 2022-11-30 | 조회수 : 188

11월 북카페 콘텐츠 추천

『울지마, 톤즈』, 구수환



부산광역시 인권센터 인절미단 이광현



 만족과 행복의 차이



2010년 9월 개봉작. 굉장히 오래 된 다큐멘터리이다. 이태석 신부님의 모교이자 나의 모교인 경남고등학교에서는 재학생들에게 해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여줬다. 고교 1학년생이던 나는 이 다큐멘터리를 처음보고 눈물을 흘렸고, 조금 더 성숙해진 2학년생이 된 나도 눈물이 났고, 입시에 찌들어 손에 영어 단어장을 쥐고 있던 3학년의 나 역시 눈물이 났다. 


다큐멘터리 내용 요약

“가난한 홀어머니 슬하 10남매 중 9째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이태석과 가족들.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풍족한 삶을 보장받았지만

신부가 되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수단으로 떠난 이태석.

한국 사람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남수단 환경.

오염된 흙탕물을 마시고 각종 분쟁으로 총격전이 일어나 사람들이 죽어가는 곳.

그 곳에서 신부님의 행적을 축약해 적자면,

『하루 300명에 달하는 환자를 치료

직접 병원 건설

태양열 집열기 설치하여 백신을 보관할 전기 공급

아이들에게 백신 접종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가서 돌봄

손발이 썩어가는 그들을 위해 개인 발모양을 본뜬 맞춤형 신발 선물

병원이 자리를 잡아가자 학교 건설 계획

마을 주민들과 직접 벽돌을 구워 폐허 건물을 보수해서 학교 건설

학교에서 고등수학을 직접 가르침

배움의 의지가 있는 학생들의 야간 공부를 위해 부족한 전기 제공

소년병으로 끌려갔다가 탈출한 아이들을 각별히 가르치심

05년 1월 남&북수단 평화협정 소식을 듣고 35인조 음악대 브라스 밴드 창설

밴드에서 쓰는 악기 설명서를 보며 직접 연습

밴드에서 연주할 음악 악보 직접 작곡

한국 지인의 도움을 받아 밴드 단체복 만듦

큰 행사엔 브라스 밴드가 항상 참석하게 됨.

주민들에게 더 나은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우물 공사』

~도중 한국으로 잠시 귀국해 받은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중 별세.“


내가 마음대로 축약한 신부님의 업적만 보고 넘기지 말고, 영상을 꼭 찾아보시길 바란다.

더 이상 열악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행복해하는 신부님과 수단 사람들의 표정과

돌아가신 신부님을 그리워하는 수단 사람들의 눈물은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에서 온실 속의 화초로 자랐다. 풍족하지 않지만 주어진 것들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 있고, 내가 알아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던 시기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 갖고 싶은 게 없고 하고 싶은 게 없어, 당장 죽어도 충분히 행복한 삶인데

산소 아깝게 굳이 왜 계속 살아가야 하는가를 오랜 기간 고민했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룬 것 쥐뿔도 없는 사회초년생이 하기에는 웃긴 소리지만, 이른 나이에 큰 성공을 거머쥔 인물들이 스스로의 정신을 파괴하는 일에 손을 대는 행위를 이해하게 되었을 즈음,

우연히 울지마톤즈를 다시 만났다. 변한 것 없는 영상 속에는 내가 봤던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내가 봤던 가장 행복한 표정을 한 신부님과 사람들이 그대로 있었다.

그때까지의 나는 홀로 만족하는 삶이었고, 신부님과 톤즈 사람들에게는 만족이 없었지만 함께하는 행복이 있었다.


“처음엔 가난하니까 여러 가지 계획을 많이 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있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그들을 버리지 않고 함께 있어주고 싶다.“

-울지마 톤즈中 이태석 신부님


이전 봉사활동에서는 의미를 찾기 위해 나의 내면만 필사적으로 관찰했다면 그날 이후 참가한 봉사활동에서는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나의 선의에 기뻐해 주시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까지 제 글을 읽어주시고 『울지마톤즈』를 시청하러 와 주실 당신. 이 분들 덕분에 지금 내 폐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산소는 나름 의미있게 사용된 것이 아닐까.



오늘까지 다섯 번 시청한 시청자가 강력히 추천합니다.『울지마톤즈』. 달려갈 방향을 잃으신 분들, 그리고 행복을 찾고 계신 분들께 힌트를 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추가로, 부산 송도성당 옆 이태석 신부 기념관에 방문하셔서 신부님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활동도 추천합니다. 많이 변하지 않은 남부민동은 50년 전 신부님이 바라보시던 풍경을 아직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래 풍경은 기념관 옥상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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