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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세이] 나의 첫 캠페인, 형제복지원 사건

운영지원팀 김주영 | 2022-06-27 | 조회수 : 360




< 나의 첫 캠페인 : 형제복지원 사건 >

 

 

부산광역시 인권센터 운영지원팀 김주영

 

 

부산광역시 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인권센터 운영지원팀에서 근무하는 김주영이라고 합니다. 인권센터에서는 매월 에세이를 누가 쓸 것인지 논의해서 정하는데, 이번 6월에는 제가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제가 용기를 내어 글을 쓰게 된 것은, 지난 3월부터 인권센터에서 진행하는 형제복지원 기억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당사자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캠페인 서명에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알거나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꼬꼬무) 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요약] '감금과 구타를 일삼는 수용소? 형제복지원 사건' #꼬꼬무 | SBS NOW - YouTube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 정부의 부랑인 정책에 편승하여 어린아이를 비롯하여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납치, 감금하여 강제노역과 폭행, 가혹행위 등 각종 인권유린 행위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실제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친척집에 놀려가기 위해 어린동생과 함께 기차를 타고 가다가 잠이 들어버렸는데, 종착역에서 경찰로 보이던 사람들에 의해 잡혀서 끌려갔던 곳이 형제복지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피해자가 얼마인지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2020년 부산시에서 발주한 형제복지원 피해자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집계된 피해자는 38,437명이고, 확인된 사망자는 무려 561명이며, 파악 못한 피해자와 사망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때문에 언론에서는 형제복지원을 일러,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잠시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그러니까 2000년 즈음 저보다 어린 동생을 데리고 경주 인근 시골에서 대구로 단 둘이 간 적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핸드폰도 없었고, 심지어 주머니에 돈도 없었습니다. 단지 예전에 엄마랑 갔었던 기억으로 어린 동생과 함께 기차를 타고 고모네 집으로 갔던 것입니다. 30년 전이었다면 저랑 제 동생도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갔을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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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용민 센터장, 인권옹호팀 황숙정, 운영지원팀 김주영) 


센터에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제가 느낀 점은,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피해를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전화번호 등)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이 매우 힘들고 외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캠페인에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분들이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서명 한 번 부탁드립니다라는 그 분들의 말을 듣고 있으며 마음이 애잔하고, 그 분들의 간절함을 외면하고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길거리를 지나다가 도를 아십니까?” 라든지, “아가씨 결혼 일찍 하지 마라는 식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캠페인에 대해 관심 없는 태도를 취했기에 형제복지원 캠페인을 외면하는 분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러했던 것처럼 다수 시민들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보다는 나의 일을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캠페인을 직접 해 보니 어려운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몇 십 년이 지났지만 본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벌이는 피해 당사자들을 보면서 꼭 서명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저희가 필요한 것은 38,437명 시민들의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입니다. 비록 몇 십 년이 흐른 사건이지만,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피해 당사자들의 마음 속 일그러진 얼룩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도록, 서명 캠페인에 부디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부산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https://forms.gle/zbM24EvEvnAXj4D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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